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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이야기

선생님...이제는...화려하게 사세요...

by mvincent 2023. 5. 20.

우아하고 기품 있는 노년의 한 일본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천리교( 天理敎; 18C에 생긴 일본의 종교)의 성직자이자...

기모노를 입는 법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십니다.

 

동경에서 유명한 식당도 경영하셨지만...

어머니가 병이 드시자 돌아가실 때까지 기나긴 병간호를 위해...

모든 일을 접으셨습니다.

 

6년의 병간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사랑스러운 딸도 결혼으로 자신의 품을 떠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자신을 떠나고...

그녀에게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울함이 찾아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나다에서 기모노 입는 법을 가르치는 와중에...

처음으로 핑크색 예쁘고 화려한 기모노를 입어보게 됩니다...

 

항상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기 위해...

검은색 기모노만을 입었던 그녀는...

화려한 핑크색 기모노를 입은 자신이 낯설기도 하지만...

예쁘고 화려한 자신의 모습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성직자로서...식당주인으로서...기모노 선생님으로서...딸로서...엄마로서...

평생을 누군가를 보살피고...먹이고...입히는...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하지만 지금 정작 본인은...

그 끝을 알 수 없고...그 깊이를 잴 수 없는...

우울함과 슬픔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은 몰랐겠지만...

그녀는 사랑을 줄 때 보다...받을 때 더 행복하고...

누군가를 섬길 때 보다...누군가에게 섬김을 받을 때가 더 기쁘고...

수수함 보다는...화려함이 더 어울리는...

운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여왕처럼...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남자들의 사랑과 숭배를 받으며...

모든 이들의 경배를 받아야 할 사람이...

 

한편으로는 성직자로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남을 빛나게 하기 위해 자신은 검은 옷을 입으며...

여기에서는 남을 위해 음식을 하고...

저기에서는 자신을 낮추며 살아갔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본 적도 없는 한국에서 온 한 가족을 위해...

습관처럼...아무런 대가도 없이...

기모노를 준비하고...식사를 준비하고...대접합니다...

 

그리고...

까까머리 중 같은 머리를 한...

한 남자에게 자신의 운명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그 남자는...

성직자의 삶과...여자로서의 삶을 분리시키라고 조언합니다...

예배가 있는 날은...성직자로서 충실하게 살고...

예배가 없는 날은...여왕처럼 화려한 삶을 사시라고...

화려한 옷을 입고...좋은 차를 타고...자신을 사랑하고 숭배하는 남자를 만나고...

남에게 대접받는 것을 두려워 마시라고...

 

그만큼 희생하고...봉사하셨으면...충분하다...

이제는 본인이 그 누구보다 가장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좋은 차를 타고...다른 이들의 섬김을 받으셔도 됩니다...

 

물론 그 남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2년간은 약간의 우울함에 시달려야 할 것입니다...

평생 살아온 삶을 한순간에 바꿀 순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 그녀의 삶은 예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이미 낯설지만 화려한 기모노는 입어 보았고...

답답할 때 마다 자신의 애마 Ferrari(페라리)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60대의 신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법과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에만 익숙해지시면 됩니다...

 

부디 그녀가...

깊은 우울함에서 벗어나...

하루 빨리...행복해지기를...기원합니다...